Page 46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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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2.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옛사람은 ‘남을 잘못 탓하는 말을 하
            지 않기가 어렵다’하였는데,어떤 것이 남을 잘못 탓하지 않는

            말이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남의 입을 어떻게 막겠습니까?”
               113.

               하루는 말씀하시기를,“눈과 속눈썹은 길게 시방에 뻗쳤으며,
            눈썹은 위로 하늘 땅을 뚫고 아래로는 황천(黃泉)까지 닿았는데 수
            미산이 그대 목구멍을 막아 버렸다.누구 아는 사람 없느냐?아는

            사람이 있다면 점파국(서역)과 신라를 한판 붙게 할 것이다”하더
            니 대신 말씀하셨다.
               “헤헤[哂].”

               114.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옛사람은 ‘소리․냄새․맛․감촉 어
            느 것이나 늘 삼매이다’하였다.내 그대들에게 실없는 말을 하겠

            다”하고는 주장자를 잡고 말씀하셨다.
               “이 주장자가 삼매이다.그대들이 이 주장자를 알 수 있다면
            천하의 큰스님을 알 수 있으리라.”
               다시 말씀하시기를,“그대들이 이 주장자를 안다 해도 꿈속에

            서도 천하 큰스님의 발밑에 있는 털끝 하나도 못 볼 것이다”하더
            니 대신 말씀하셨다.
               “스님께서는 사람 차별 마십시오.”

               115.
               하루는 말씀하시기를,“화살 한 발에 두 표적일 땐 어떻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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