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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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45
107.
하루는 말씀하시기를,“종문(宗門)에서는 어떻게 법령을 시행하
느냐?”하시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훔[吽].”
108.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아야야!신라(新羅)에서 무쇠를 만드니
화성(火星)이 내 손가락을 태우는구나”하더니 스스로 대신 말씀하
셨다.
“손가락뿐만이 아니로다.”
109.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옛 조사와 삼세 모든 부처님이 설법
을 하는데 산하대지는 무엇 때문에 깨닫지 못하느냐?”하더니 대
신 말씀하기를,“신참 인사드립니다”하시고는 다시 말씀하셨다.
“그대는 서울에서 국수를 많이 먹었겠구나.”
110.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만법이 어지럽게 일어나 삼세 모든
부처님과 천하의 큰스님들이 한꺼번에 나왔다.이런 허물은 원인
이 어디에 있겠느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무슨 유래를 들먹이십니까?”
111.
하루는 말씀하시기를,“홀연히 큰스님 한 분이 활과 칼을 잡고
긴 칼을 어루만지며 쏜살같이 지옥으로 들어간다.이런 경계를 아
는 사람이 있느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자물쇠가 스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