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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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그렇게까지 하십니까?”
               196.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완전히 뽑는 것[抽]과 반쯤 뽑는 것을
            무어라고 하겠느냐?”하더니 다시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반쯤 뽑는 것이냐?”
               대신 말씀하셨다.

               “팔딱 뛰어나오는 죽은 두꺼비입니다.”
               다시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완전히 뽑는 것이냐?”

               대신 말씀하셨다.
               “앞산에 천둥 치더니 뒷산에서 비가 내립니다.”

               197.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너는 스스로 가장 바보짓을 하는구나.
            이 말을 잘못 들먹여서는 안 된다”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무슨 일이든 저 혼자 일어나는 법은 없습니다.”

               198.
               하루는 말씀하시기를,“말할 줄 알면 나와서 말해 보아라.말의
            끝을 무어라고 하겠느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잘못인 줄 알겠습니다.”

               199.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어떤 것이 거듭 묻지 않는 구절이냐?”
            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금년에는 봄기운이 이르니 밤에 금까마귀[陽烏:태양]가 웁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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