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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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69
가 일어날 때도 함께 일어난다’하였는데,말해 보라.정신이 몽롱
한 사람은 어떠하겠는가?”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아직 멀었습니다.”
217.
어떤 스님에게 묻기를,“눈[眼]속엔 색식(色識)이 없고,식(識)
속엔 색안(色眼)이 없다.색과 눈 둘 다 없으면 무엇으로 색을 보
게 할 수 있느냐?옛사람이 한 이야기말고 한마디 해보라”하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만두와 찐빵을 가져왔습니다.”
다시 “설상가상이로다”하더니 또 말씀하셨다.
“무엇이 있습니까?”
218.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깃대를 거꾸로 세우면 이는 몇 번째
기틀이겠느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타(打).”
219.
하루는 말씀하시기를,“불법을 배우는 사람은 항하사같이 많다.
물물마다 한마디 해보라”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다 갖추었습니다[俱].”
220.
스님께서는 문을 나가시다가 말씀하시기를,“옛사람은 ‘문을 통
해 들어가는 것은 보배가 아니다’하였다.말해 보라.문을 통해
나가는 것은 어떠한가?”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하나입니다[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