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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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61
181.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납승이라면 반드시 본분을 체득해야
천하 사람을 알 수 있다.어떤 것이 납승의 본분소식인가?”하더
니 대신 말씀하셨다.
“덕산스님의 방망이입니다.”
182.
시중하여 말씀하시기를,“얕게 들으면 깊이 깨닫고 깊이 들으
면 깨닫지 못한다”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달마를 만났습니다.”
183.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납승이라면 모름지기 옛사람의 안목
을 알아야만 한다.어떤 것이 옛사람의 안목이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두꺼비가 깡충 뛰어 하늘로 올라갑니다.”
184.
하루는 말씀하시기를,“어디에서나 한마디 해보라”하더니 대
신 말씀하셨다.
“시끄러운 시장 속의 천자이며 온갖 풀잎 끝마다에 노승입니
다.”
185.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가만히 한마디 해보라”하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머리는 감췄으나 꼬리를 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