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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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6.
               하루는 말씀하시기를,“남쪽을 북쪽으로 만들고 북쪽을 남쪽으
            로 만든다.무어라고 말하겠느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누구 때문인데요?”
               187.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선판(禪板)을 치기 전에 한마디 해보

            라”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무슨 이유를 붙이십니까?”

               188.
               하루는 말씀하시기를,“유(有)를 유(有)라 한다.어떻게 해야 면
            할 수 있는가?”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근심입니다.”

               189.
               스님께서 언젠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대처할 수 있는 근심거리는 근심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하

            니 무엇이 그것을 보는 눈이겠느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낮에는 해를 보고 밤에는 별을 봅니다.”

               190.
               하루는 말씀하시기를,“밝음과 어둠은 어째서 서로 부딪치지
            않느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괴상하다 하면서 웃기는 어렵습니다.”

               191.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무엇이 잘못되었기에 이토록 어려우
            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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