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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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스님께서는 큰방에 들어가 공양을 드시면서 성승(聖僧:像)에게
공양 올리는 발우를 가리키더니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그대가 다 먹는다 해도 여전히 해탈의 깊은 구덩이에 빠져 있
을 것이며,다 먹지 못한다 해도 역시 어리석으리라.어떻게 하겠
느냐?”
대신 말씀하셨다.
“대중이 밥을 먹는 중입니다.”
222.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선을 그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씀하셨다.
“그대가 모른다면 30년 뒤에 나를 보지 못했다고 말하지 말
라.”
대신 말씀하셨다.
“스님께서는 남에게 매장당할까 두려워하십니다.”
앞의 말을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오늘 상당하시니 대중이 편안합니다.”
223.
스님께서 언젠가는 주장자로 법당 앞 큰 기둥을 치더니 “너는
어째서 선(禪)법문을 하지 않느냐?”하고는 다시 말씀하셨다.
“마을 사람들을 매장하는군.”
대꾸가 없자 스스로 “형틀을 걸머지고 죄상을 고백한다”하고
는 앞에 했던 말에 대신하여 대답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