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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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81


            오겠느냐?”하더니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오늘은 동풍이 일었습니다.”

               270.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네가 딱 합당하지 못했다면 우선 옛
            사람이 세우신 교화 방편 가운데서 한마디 말해 보라.못 하겠거
            든 다른 말이라도 한마디 해보아라.자,무어라고 하겠느냐?”하더

            니 대신 말씀하셨다.
               “이제까지는 그래도 옳았습니다.”

               271.
               하루는 말씀하시기를,“먼 곳을 비추고[照]가까운 데를 밝히는
            것을 무어라고 하겠느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물에 들어가야만 비로소 키 큰 사람을 봅니다.”

               다시 말씀하셨다.
               “다시는 필요치 않다.”

               272.
               스님께서 주장자를 잡고 말씀하시기를,“우선 여기에서 알아내
            도록 하라.이익이 있는지 이익이 없는지.도대체 모르겠다면 불성
            (佛性)을 흐리고 진여(眞如)를 어리석게 하리라”하더니 대신 말씀

            하셨다.
               “위로 짝하기엔 부족하고 아래로 짝하자니 남습니다.”

               273.
               하루는 말씀하시기를,“만법은 어디서 일어나느냐?”하더니 대
            신 말씀하셨다.
               “스님께 두꺼비 입 속에서 하는 말이라고 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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