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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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록 31


               “조각구름은 산 앞에서 걷히고 소상강(瀟湘江)물결은 절로 잔
            잔하구나.”

               “ 대중이 은혜를 입었으니 학인은 감사의 절을 올립니다.”
               “ 머리 끊긴 뱃사공이 양주(楊州)로 내려가는구나.”



               한 스님이 물었다.
               “군사를 매복하고 무기를 휘두르는 것은 묻지 않겠습니다만 오

            늘 당장의 일은 어떻습니까?”
               “ 내가 인간세계에 와서 이렇게 솜씨 좋은 선지식은 처음 보았
            다.”

               그 스님이 손으로 획을 한 번 긋자 스님께서 “몸을 양쪽에 나
            누어 보라”하셨다.

               이어서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질문 있는 자는 나오너라.모든 공양 가운데 법공양이 가장
            수승하다.

               조사의 종지에 의거하여 법령을 내린다면 조사와 부처도 종적
            을 숨기고 천하가 깜깜할 것인데,어찌 여러분이 여기 서 있을 여
            지를 용납하며 하물며 산승이 입을 벌리기를 기다리랴.

               그렇긴 하나 우선 두 번째 기틀[第二機]에서라면 약간의 언어문
            자를 설하고 큰 작용을 번거롭게 일으켜 움직이는 족족 완전한 진

            실이다.이미 진실이라 이름하나 진실을 여의지 않고 성립하였으
            므로 그 자리가 바로 진실이다.그러므로 그 자리에서 생겨나 그
            자리에서 해탈함을 바로 여기서 알아야 하는데,이를 ‘시끄러운 시

            장 속에서 찰간대에 오르는 이 사람을 늘 볼 수 있다’고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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