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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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록 35
잠잠해져 물결이 고요하구나.이런 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말해
보라.긴 것을 가지고 짧은 것에 보태는 한마디를 무어라고 하겠
느냐?”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몇 번이나 검은 바람이 큰 바다를 뒤집었다 해도 한번도 고깃
배가 뒤집혔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9.
상당하여 주장자를 잡고 한 번 내려치더니 말씀하셨다.
“대중들이여,달마에게 참다운 소식이 있다 해도 그것은 여러
분을 두 번째 기틀에 떨어뜨리는 것이다.참구하라.”
10.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날이 잠깐 개이니 물물이 화창하게 퍼진다.발걸음을 드니 천
신(千身)의 미륵이요,움직이며 작용하니 곳곳마다 석가인데,문수
와 보현이 다 여기에 있다.대중 가운데 남에게 속지 않을 사람이
있거든 말해 보아라.나는 밀기울도 국수로 만든다.그렇긴 하나
포대 속에 송곳을 가득 담았구나.”
11.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말 있음과 말 없음은 등넝쿨이 나무를 의지함과 같으니 문수
와 유마는 손을 놓고 되돌아간다.내가 이렇게 말한다 해도 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