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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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양기록․황룡록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칼은 공평하지 못한 일 때문에 보배 칼집을 떠나고,약은 병

            을 고치기 위해서 황금 병에서 꺼내진다.”
               악!하고 할을 한 번 하고 주장자를 한 번 내려치더니 “참구하
            라!”하셨다.


               11.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가을 비가 가을 숲을 씻으니 가을 숲이 온통 비취빛이구나.
            슬프다.부대사(傅大士)여,어느 곳에서 미륵을 찾느냐.”


               12.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박복하게도 양기산에 머무른 뒤 해마다 기력이 쇠약해 간다.
            찬바람에 낙엽은 시들한데 그래도 옛친구 돌아오니 기쁘구나.랄

            랄라.
               불 꺼진 나무토막을 끄집어내서 연기 나지 않는 불에다 던진

            다.”


               13.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내게는 정통 종지가 없고,밭을 갈아 다 같이 밥을 먹을 뿐이
            다.꿈을 말한 석가노인은 어디서 그 종적을 찾을까.”
               악!하고 할을 한 번 하고 선상을 한 번 치더니 “참구하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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