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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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양기록․황룡록


            이다.
               그대들은 말해 보라.금과 금을 바꾸지 않는 한마디를 무어라

            고 해야겠는가.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거든 나와서 엎어지고 뛰
            어 보아라.없다면 오늘은 내가 손해를 보았다.
               그러나 이번에 나는 영광스럽게도 지부용도통판(知府龍圖通判)

            과 여러 관속들로부터 운개산 도량에 머물러 달라는 청을 받았다.
               이는 모든 관료의 원(願)이 깊고 커서 나라에 충신이 되어 법의

            깃발을 세워서 위로 황제의 복을 장엄했다 할 만하다.
               그러므로 모든 관속들은 산같이 장수를 누리면서 훌륭한 임금
            을 길이 보좌하여 팔다리 같은 신하가 되고 부처님의 시주가 되

            어,모든 절의 큰스님과 법회에 모인 신도들과 함께 세세생생에
            큰 불사 짓기를 기원한다.오랫동안 서 있느라 수고하였다.몸조심

            하여라.”


               2.
               상당하여 말씀하시기를 “봄비가 골고루 적셔 주는데 한 방울

            한 방울이 딴 곳에 떨어지지 않는다”하더니 주장자를 들어서 한
            번 치고는 말씀하셨다.
               “알았느냐.9년을 부질없이 면벽하니 늙어감에 더욱 마음만 고

            달프구나.”


               3.

               설날 아침에 상당하시자 한 스님이 물었다.
               “묵은 해는 이미 섣달을 따라가 버렸습니다.오늘 새 봄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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