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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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양기록․황룡록
18.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나는 선이 무엇인지는 모르고 그저 먹고 자기를 좋아할 뿐이
다.진동하는 하늘의 우레를 쳐서 움직인다 해도 그것은 반푼어치
도 못 된다.”
19.
상당하여 말씀하시기를 “한마디에 몸을 바꿀 만한 옛사람의 한
마디 공안을 들어 대중에게 보시하노라”하더니,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입은 그저 밥 먹기만을 좋아할 뿐이로구나”하셨다.
20.
양기 전(楊岐詮)노스님이 찾아오자 스님이 상당하여 말씀하셨
다.
“꽃을 들어 부촉하니 당사자[當人]를 굴복시켰고,면벽 9년에
오랑캐가 중국말 하니 당사자들로서는 천지를 휘어잡았다.말해
보라.무엇이 천지를 휘어잡는 한마디인가?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없다면 내가 손해를 보았다.”
21.
양전제형(楊畋提刑)이 산 아래를 지나가자 스님께서 나아가 맞
이하였더니,제형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누구의 법을 이었습니까?”
“ 자명(慈明)대사를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