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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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록 41
내 몸 위에 놓아 두셨는데 지금은 천하태평을 얻었다.”
대중을 돌아보시면서 “알겠느냐”하였는데 대중이 말이 없자
스님께서는 가슴을 치면서 말씀하셨다.
“아아,슬프다.바라옵건대 맘껏 드시옵소서.”
25.
자명스님의 제삿날에 재를 열어 대중이 모이자 스님께서는 초
상화 앞으로 나아가셨다.두 손으로 주먹을 모아 머리 위에 얹고,
좌복으로 한 획을 긋더니 일원상(一圓相)을 그리셨다.이어서 향을
사르고는 세 걸음을 물러나 여인의 큰절을 하시니 수좌가 말하였
다.
“괴이한 짓을 날조하지 마십시오.”
“ 그대는 어떻게 하겠는가?”
“ 스님께선 괴이한 짓을 날조하지 마십시오.”
“ 토끼가 소젖을 먹는구나.”
제2좌(第二座)가 앞으로 나가 일원상을 그리고 이어서 향을 사
르고는 역시 세 걸음을 물러나 큰절을 하자,스님께서는 그 앞으
로 가서 듣는 시늉을 하셨다.제2좌가 무어라고 하려는데 스님께
서 뺨을 한 대 치고는 “이 칠통이 횡설수설하는구나”하셨다.
26.
무천(武泉)의 상(常)노스님을 전송하러 문을 나왔다가 물으셨
다.
“문을 나섰으니 고향에 돌아갈 생각이겠는데,집에 도착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