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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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양기록․황룡록


               “어제는 신참 몇이서 찾아와 내게 좌구를 세 번이나 던졌는데
            깨달은 곳이 있는 듯도 하였다.”

               그리고는 앞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낭패를 본 곳은 여러분이 다 알겠지만 신참이 이긴 곳을
            여러분은 아느냐?알았다면 나와서 내게 기상을 토해 볼 일이요,

            모른다면 눈 밝은 사람 앞에서 잘못 들먹이지 말라.”


               5.

               상당하여 말씀하시기를 “만법은 본래 한가하건만 사람 스스로
            가 시끄러울 뿐이다”하고는 주장자를 세워 한 번 치더니 말씀하
            셨다.

               “대중들이여,촛불을 잘 보아라.눈 밝은 사람 앞에서 이 이야
            기를 잘못 들먹이지 말아라.”


               6.

               스님께서 손비부(孫比部)를 방문하였을 때,그는 마침 공사(公
            事)를 판결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손비부가 말하였다.

               “대관(大官:관리가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 나라의 일에 끄달
            려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비부의 원력이 크고 깊어서 많은 중생을 이익으로 구제
            하심입니다.”

               “ 무슨 말씀이신지요?”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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