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P. 68

68양기록․황룡록


            었으나 당시 사람은 아무도 몰라보았다.”
               스님께서는 주장자를 잡아 세우면서 말씀하셨다.

               “주장자가 어찌 미륵이 아니랴.여러분은 보았느냐.주장자가
            눕는 것은 미륵이 빛을 놓아 대지가 진동함이며,주장자가 서는
            것은 미륵이 빛을 놓아 33천을 비춤이다.주장자가 눕지도 서지도

            않음은 미륵이 여러분의 발꿈치 아래서 여러분을 도와 반야를 설
            명함이다.알았다면 콧구멍을 잡고 발우 속에서 한마디 해보아라.

            아는 이가 없다면 내가 손해를 보았다.”


               32.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나의 한마디 말에는 범부와 성인이 함께 들어 있다.낚시를
            파하고 낚싯줄을 거두어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33.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오늘이 3월 2일이구나.구담(瞿曇)이 깨어나지도 않고 꽃가지

            를 들고 여러 이야기를 하니 가섭은 취(醉)한 채로 다시 끝말[末後
            語]을 하였다.이 이야기를 잘못 들먹여서는 안 된다.”


               34.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아침에는 개었다가 저녁에는 비가 오니 백성들이 임금의 다스
            림을 기뻐한다.구담노인은 아직 뒷말을 하지 않았으니 내가 오늘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