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8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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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조주록 하


               한 스님이 물었다.
               “나고 죽는 두 길이 같습니까,다릅니까?”
               스님께서 이에 게송을 읊었다.



                 도인이 나고 죽음을 물으나
                 나고 죽음을 어찌 논하랴
                 사라쌍수 아래 한 연못에
                 밝은 달은 천지를 비춘다 하나
                 그것은 말 위에서 알음알이를 내는 것이요
                 정혼을 희롱함이다
                 저 나고 죽음을 알고자 하는가
                 미친 사람 꿈속의 봄을 이야기함이로다.
                 道人問生死 生死若爲論
                 雙林一池水 朗月耀乾坤
                 喚他句上識 此是弄精魂
                 欲會箇生死 顚人說夢春



               한 스님이 물었다.
               “모든 부처님께서는 난을 당했을 때 불꽃 속에 몸을 숨기신다는
            데,스님께서는 난을 만나면 어디에 몸을 숨기십니까?”
               스님께서는 이에 게송을 읊었다.



                 그는 부처님에게 난이 있다고 말하나
                 나는 그에게 난이 있다고 하리라
                 다만 내가 난을 피하는 것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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