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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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
그 스님이 소매를 떨치고 나가 버리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영화를 누리는가 하였더니,두 다리가 잘렸군.”
스님께서 수좌(首座)와 함께 돌다리를 둘러보다가 수좌에게 물
었다.
“이것은 누가 만들었는가?”
“ 이응(李膺)이 만들었습니다.”
“ 만들 때 어느 곳부터 손을 댔는가?”
수좌가 대답이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평소에 돌다리 돌다리 하면서도 손댄 곳을 물으면 모르는군.”
한 신라원(新羅院)의 주지가 스님을 공양에 청하니 스님께서 앞
에 이르러 물었다.
“여기가 무슨 절인가?”
“ 신라원입니다.”
“ 그대와 나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다.”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왔느냐?”
“ 운거산에서 왔습니다.”
“ 운거스님은 무슨 말씀으로 가르치더냐?”
“ 어떤 스님이 묻기를 ‘영양이 뿔을 나무에 걸었을 때는 어떻습
니까?’하자,운거스님이 대답하시기를 ‘육육은 삼십육이다’라고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