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P. 32

32 조주록 상


            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그대가 있었더라면 고양이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스님께서 남전스님께 물으셨다.

               “다른 것[異]은 묻지 않겠습니다만 무엇이 같은 것[類]입니까?”*
                                                                        6)
               남전스님께서 두 손으로 땅을 짚자 스님께서 발로 밟아 쓰러뜨
            리고 열반당으로 돌아가 안에서 소리질렀다.
               “후회스럽다,후회스러워!”

               남전스님께서 듣고는 사람을 보내 무엇을 후회하느냐고 묻게 하
            니 “거듭 더 밟아 주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하셨다.


               남전스님께서 욕실을 지나가다가 욕두(浴頭)가 불 때고 있는 것

            을 보고는 물으셨다.
               “무얼 하는가?”
               “ 목욕물을 데웁니다.”
               “ 물소가 목욕하도록 부르러 오는 걸 잊지 말게.”

               욕두는 “예”하고 대답했다.저녁이 되어 욕두가 방장실로 들어
            오자 남전스님께서 물으셨다.
               “무엇 때문에 왔는가?”
               “ 물소께서는 가서 목욕하시기 바랍니다.”

               “ 고삐는 가져왔는가?”


            *이류(異類):이(異)는 다른 것,류(類)는 같은 것.이류중행(異類中行)은 보살
              이 성불한 후 6도(六道)가운데 윤회하면서 모든 중생을 제도하는 행을 말한
              다.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