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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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상 당 33
욕두는 대답이 없었다.
스님께서 문안드리러 오자,남전스님께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니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제게 할 말이 있습니다.”
그러자 남전스님께서 물으셨다.
“고삐는 가지고 왔느냐?”
스님께서 앞으로 불쑥 다가가서 남전스님의 코를 틀어쥐고 잡아
끌자 남전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옳기는 하다만,너무 거칠구나.”
스님께서 남전스님께 물으셨다.
“사구(四句)를 여의고 백비(百非)를 끊고서 스님께서는 달리 한
말씀 해주십시오.”
남전스님께서 문득 방장실로 돌아가 버리자,스님께서 말씀하셨
다.
“이 노장이 평상시는 잘 지껄이면서 묻기만 하면 한마디도 못
한다.”
시자가 말하였다.
“큰스님께서 대답을 못 하신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스님께서는 별안간 뺨을 한 대 후려갈겼다.
남전스님께서 갑자기 방장실의 문을 닫아 버리고는 빙 둘러 재
를 뿌리면서 말씀하셨다.
“말을 할 수 있다면 문을 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