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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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상 당 49


               “알아낼 수 없다.”
               “ 알아내지 못하는 그 사람은 누구입니까?”
               “ 이 바보야!”



               한 스님이 물었다.
               “말[言]도 없고 뜻[意]도 없어야만 비로소 한마디[句]얻었다고
            하겠지만,이미 말이 없는데 무엇을 가지고 한마디라고 합니까?”
               “ 높아도 위태롭지 않고 가득 차도 넘치지 않는다.”

               “ 지금 스님께서는 가득합니까 넘칩니까?”
               “ 그대가 내게 묻는 바에야 어찌하겠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신령스러움이란 어떤 것입니까?”
               “ 깨끗한 땅 위에 똥 한 무더기를 싸놓는 것이다.”
               “ 스님께서는 명확한 뜻을 말씀해 주십시오.”
               “ 나를 어지럽게 하지 말라.”



               한 스님이 물었다.
               “법신은 작위(作爲)가 없어서 어느 법수(法數:법의 테두리)에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는데,그럼 말하는 것은 허용됩니까?”

               “ 무슨 말을 하느냐?”
               “ 그렇다면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러자 스님께서는 웃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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