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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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상 당 89
“범(凡)에도 있지 않고 성(聖)에도 있지 않으니 어떻게 이 두 갈
래 길을 면할 수 있습니까?”
“ 두 갈래를 없애고 오면 대답해 주마.”
그 스님이 알아차리지 못하자,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알지 못함은 어디서 나왔느냐?여기에 있을 때는 나에게서
나왔다 하겠거니와,시장에 있을 때는 어디서 나오겠느냐?”
“ 스님께서는 어찌하여 정하지 못하십니까?”
“ 내 그대에게 가르쳐 주마.왜 ‘오늘은 바람이 좋습니다’하고
말하지 못하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대천제(大闡提:성불할 가망이 없는 사람)입니까?”
“ 내가 대답해 주면 그걸 믿겠느냐?”
“ 스님의 지중한 말씀을 어찌 감히 믿지 않겠습니까?”
“ 천제인(闡提人)은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
한 스님이 물었다.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은 어디서 찾을 수 있습니까?”
“ 이곳에서는 찾을 수 없다.”
“ 갑자기 나타나면 어찌합니까?”
“ 데리고 가거라.”
한 스님이 물었다.
“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