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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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상 당 91
“둘도 없고 셋도 없다.”
“ 눈앞의 길에 제가 나아가도 됩니까?”
“ 그러면 천리만리 어긋난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비로자나부처님 이마 위의 향상사(向上事)입니까?”
“ 나는 그대 발밑에 있다.”
“ 스님께서 어찌하여 저의 발밑에 계십니까?”
“ 그대는 원래 향상사가 있는 줄을 몰랐구나.”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합당한 것입니까?”
“ 그게 바로 네가 합당치 못한 것이다.”
“ 무엇이 합당치 못한 것입니까?”
“ 앞 구절에서 알아내도록 하라.”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스님의 분명한 뜻입니까?”
“ 그만,그만!더 말하지 말라.나의 법은 미묘하여 생각으로 헤
아리기 어렵다.”
한 스님이 물었다.
“너무나 깨끗하여 한 점 티끌도 없을 때는 어떻습니까?”
“ 구덩이에 빠지고 굴속에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