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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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상 당 93
한 선비가 하직 인사를 하며 말하였다.
“저는 여기 있으면서 스님께 오래도록 폐를 끼쳤으나,스님께
보답하지 못했습니다.뒷날 한 마리 나귀가 되어 와서 스님의 은혜
에 보답하겠습니다.”
“ 내게 안장 매는 법을 가르쳐 주게.”
스님께서 도오(道吾:769~835)스님의 처소에 갔을 때,승당에
들어가자마자 도오스님이 말하였다.
“남전의 화살 한 발이 왔구나.”
“ 화살을 보십시오.”
“ 지나갔다.”
“ 명중하였습니다.”
한 스님이 물었다.
“백골이 썩어 흩어지고 한 물건만이 길이 신령스러울 때는 어떻
습니까?”
“ 오늘 아침도 바람이 인다.”
한 스님이 물었다.
“3승12분교는 묻지 않겠습니다만,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 물소가 새끼를 낳았으니 잘 보아라.”
“ 그 뜻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나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