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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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상 당 95
“숫자로 헤아림에 구애받지 않는 일은 어떤 일입니까?”
“ 하나,둘,셋,넷,다섯.”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세계에 밤낮이 없습니까?”
“ 바로 지금이 낮이고 밤이다.”
“ 지금을 물은 것은 아닙니다.”
“ 난들 어찌하겠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가섭의 두타의(頭陀衣)는 조계의 길을 밟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떤 사람이라야 입을 수 있습니까?”
“ 허공은 세간에 나오지 않고,도인은 전혀 알지 못한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섞여도 잡스럽지 않는 것입니까?”
“ 나는 오래도록 채식만 해왔다.”
“ 그래 가지고 초연할 수 있겠습니까?”
“ 공양을 다 마쳤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옛사람의 말씀입니까?”
“ 잘 들어라,잘 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