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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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下 177
4.스님께서 정한 규칙[師規制]
영명사(永明寺)연수 지각(延壽知覺)선사가
비석을 세워 새김
출가한 사람이라면 먼저 정해진 규율을 따라 행실을 엄숙하게 해
야 한다.행실이 다듬어지고 나면 비로소 그 사람은 눈 밝은 스승을
골라 법을 묻고 도리를 가려낼 수 있다 하겠다.
또한 바른 도란 고요하기에 고금을 다해도 만날 길이 없으며,시
방의 온갖 중생[萬類]을 다 포함하기에 본래부터 둘이 아니다.
이와 같은 일은 세상일을 빌려서 말한다면 주지살이를 들 수 있
다.주지하는 일은 상법(像法)*에 의해서 자기 자리에 앉아 모든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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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가 한 근원에 돌아가고 뭇 흐름이 바다에 모여들듯 중생의 마음
을 거두어들여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옛말에 이르기를 “집에는 두 주인이 없고 나라에는 두 임금이 없
다”라고 하였으니,주인이 둘이면 반드시 싸우고 임금이 둘이면 다
투게 된다.하물며 스님의 생활이란 다툼이 없어야 하니 다툼이 있
*상법(像法):불멸 후 500~1000년 사이의 불법.믿음이 엷어져 상(像)에 의해
서 가르침을 펴는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