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5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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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록 225
21.잠월지(蘸月池)
몇 고랑 밭넓이의 잔잔하고 편편한 못
물결 하나 일지 않고 밤빛이 차갑구나
구슬 갖고 놀던 신녀(神女)허공 타고 가 버리고
거울 앞의 선녀는 그림자 거꾸로 비치는구나.
하얗고 파란 물결 길이 고금에 뒤섞이고
푸른 하늘 아래위로 가깝게 비쳤네
수정궁에는 티끌 하나 끼지 않고
때때로 바다 밑에 도사린 교룡이 보이네.
湛湛平池數畝寬 一波不動夜光寒
弄珠神女乘空去 臨境嫦娥倒影看
白碧古今長混合 靑天上下映團欒
水晶宮殿無纖翳 時見蛟龍海底蟠
22.망주정(望州亭)
석양은 서산에 지고 물은 동쪽으로 흐르는데
높은 정자에 홀로 올라 조주 땅 바라본다
파란 하늘에 구름 일고 학 그림자 아득한데
봉래섬에 비 그치자 자라머리 나타나네.
지난날 차 마시던 사람,간 곳이 어디인지 아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