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4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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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설봉록
황홀한 용연향(龍涎香)서늘한 밤기운을 토해내네
아는가,누가 여기에 손자국 남겼기에
지나는 사람 그 누가 남은 향기 맡지 못하랴.
玲瓏石上好磨香 造化鍾成古道傍
淸氣不隨風散盡 英華長與霧悠揚
依稀雞舌浮春暖 恍惚龍涎吐夜凉
知是何人留手澤 經過誰不嗅餘香
20.방생지(放生池)
가을에는 서늘하고 봄에는 따스한데
방생지 위에는 많은 고기 방생하네
멋대로 날고 뛰며 아무런 얽매임 없고
마음대로 왔다 갔다 그물을 벗어났네.
연잎 덮개 속에서 법화(法化)의 비를 떠받고
마름꽃 거울 속에 좋은 물결 일렁이네
맑고 얕은 못 속을 굽어보면 하늘 그림자 비치고
삼라만상은 밝고 밝게 서로를 스치네.
秋氣淸凉春氣和 放生池上放生多
恣飛恣躍無拘繫 隨去隨來脫網羅
荷葉蓋中擎化雨 菱花鏡裏漾仁波
俯臨淸淺觀天影 萬像熙熙共蕩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