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6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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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설봉록
기림(祇林)나무 꽃잎 지고 몇 가을 지났던가
열두 개의 난간에 차례차례 기대며 읊조리니
수레 같은 둥근 달 창주(滄洲)에 떠 있구나.
夕陽西下水東流 獨上高亭望趙州
雲起碧空迷鶴影 雨收蓬島露鼇頭
嘗茶人往知何處 祇樹華殘度幾秋
十二欄干吟倚遍 一輪明月在滄洲
23.탁석천(卓錫泉)
설봉산 봉우리 밑 푸른 바위 앞에는
석장 꽂아 맥을 튼 우물 하나 있는데
돌 속에서 나오는 물맛 달기가 그만이니
그 물의 향기는 용의 침과 섞인 듯하네.
차고 푸른 이끼는 신령한 자취 뒤덮고
솔밭 대밭 맑게 섞여서 밤새 거문고소리 메아리치네
쉬지 않는 개울의 묘한 기틀은 머무르지 않고
끝내는 큰 바다로 돌아가 푸른 하늘을 적시리라.
雪峰峰下翠岩前 卓錫開通一派泉
甘味絶勝和石髓 流香應是帶龍涎
碧寒苔蘚封靈跡 淸雜松篁響夜絃
溪轉機玄留不住 終歸大海浸蒼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