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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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설봉록
“세상에 이렇게 멍청한 놈은 없었다.”
한 스님이 물었다.
“여러 총림에서는 형편 따라 사람들을 지도해 주는데 여기 스님
께서는 어떻습니까?”
“ 그대에게 무슨 말을 하면 되겠느냐?”
“ 학인을 지도하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
“ 그대와 무슨 이야기를 하겠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저의 눈은 본시 바른데 스승 때문에 잘못되었을 때는 어떻게 합
니까?”
“ 길을 잃고 헤매다가 달마를 만났구나!”
“ 제 눈은 어디에 있습니까?”
“ 스승을 따르지 않으면 찾을 것이다.”
한 스님이 물었다.
“취모검(吹毛劍)을 쓸 때도 쥘 것이 있습니까?”
“ 세 치 혓바닥이 땅에 떨어졌다.알고 있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보배 칼이 공중에 매달려 있을 때는 어떻습니까?”
“ 이 머리 없는 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