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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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설봉록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신 일입니까?”
“ 비록 나이가 적지만 아무렇게나 그대 자신을 더럽히지 않았구
나.”
“ 세상에 나오셨을 때와 나오시지 않았을 때는 어떻습니까?”
“ 그대는 어찌하여 이다지도 무례한가?”
스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서로 때리고 싸울 때,그 첫 번째 주먹을 얻어맞을
수 있는 사람은 나와 보라.”
이때 한 스님이 앞으로 나서면서 “여기 나왔습니다.스님의 번개
를 놀리는 솜씨가 어떤지 봅시다”라고 하니 스님께서 “그대는 이미
넘어졌다”라고 하셨다.
한 스님이 물었다.
“큰스님들이 말씀을 하지 않으신다면 많은 대중들은 어디에 귀의
해야 합니까?”
“ 오직 스스로 구제해 나가라.”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든 하려고만 하면 곧 더럽혀지니 그렇지 않을 때는 어떤
때입니까?”
“ 그대 스스로 알아차려라.”
“ 제게 어디에서 알아차리라는 말씀이십니까?”
“ 그것도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