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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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설봉록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작용[照]을 따르면 종지를 잃게 되는 것입니까?”
“ 잃어버렸다.”
하루는 스님께서 한 강사[座主]에게 물었다.
“‘여시(如是)’라는 두 글자는 모두가 과문(科文:서술방식을 보여주
는 목차)인데 어떤 것이 본문인가?”
강사가 대답을 못 하자 스님께서 스스로 대신 말씀하셨다.
“대장경 속에 들지 않는 것이다.”
한 스님이 물었다.
“정월 초하룻날 네 사람의 재상이 모두 조정에 나와 임금께 하례
를 드리는데,이때 왕은 그들을 어떻게 대접합니까?”
“ 네 사람의 재상은 나이에 따라 늙은 사람이 앞자리에 서지만 임
금은 나이에 상관하지 않는다.”
한 스님이 물었다.
“꽁꽁 얼어붙어 몹시 추울 때는 어떻게 추위를 막아야 합니까?”
“ 옷을 껴입지 않는다.”
한 스님이 물었다.
“옛날 승유(僧繇)스님은 어찌하여 지공(志公)의 초상화를 그릴 수
없었습니까?”*
3)
*양 무제가 당시 화공의 우두머리인 승유(僧繇)에게 지공의 초상화를 부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