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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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불쑥 말씀하셨다.
“이것은 무엇인가?”
스님께서 언젠가는 한 스님에게 물으셨다.
“어디서 오는 길이냐?”
“ 땔나무를 나르고 옵니다.”
“ 땔나무를 운반하는 일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잘못 물으신 것이 아닙니까?”
“ 잘못 묻지 않았다.”
하루는 스님께서 육조스님의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요,깃발
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며,그대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라는 말
씀을 들려주며 말씀하셨다.
“못난 조사스님이여,용두사미가 되고 말았구나.몽둥이 스무 대
를 때려 주었으면 딱 좋겠다.”
이때 부상좌(孚上座)가 스님 곁에 서서 손가락을 깨물고 있었는데
스님께서 보시고는 말씀하셨다.
“내가 이런 말을 한 것도 몽둥이 스무 대를 맞기에 알맞겠지?”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보이는 그대로가 모두 깨달음[菩提]’인 경계입니까?”
“ 좋은 노주(露柱:법당 앞의 석등)로구나!”
스님께서 하안거(夏安居)가 끝나는 날 승당 앞에 앉아 있다가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