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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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上 73


               “필력이 경지에 이르지 못해서이지.”


               한 스님이 물었다.
               “생사의 바다는 망망한데 어떻게 하면 배를 저어 건너갈 수 있습

            니까?”
               “ 뗏목을 타면 뗏목이 가라앉고 배에 오르면 배가 가라앉는다.”


               한 스님이 물었다.
               “외롭고 힘없어 의지할 곳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합니까?”
               “ 고단한 물고기는 늪 속에 머무르고,병든 새는 갈대밭에 산다.”



               한 스님이 묻기를 “허공을 눈으로 삼았을 때는 어떻습니까?”라고
            하니 스님께서는 손으로 눈을 닦았다.



               한 스님이 물었다.
               “만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
               “ 해골에 소가죽을 씌우는구나.”
               스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만약에 실지로 그런 사람이 있다면,땅에서부터 푸른 하늘까지
            황금을 쌓아올려 그것으로 그 사람을 공양한다 하더라도 부족하니

            한 조각 옷이나 밥 한 입으로 공양했다고 말하지 말아라.”

              였는데,승유는 붓을 대려 할 때마다 어디다 대야 할지 마음이 안정되지 않
              았다.이에 지공이 손가락으로 얼굴을 당겨 여니 11면 관음보살이 나왔다.자
              비롭고도 위엄스런 모습이 너무도 수려하여 승유는 결국 그 모습을 그려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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