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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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上 79
가고 있으니 이 일을 등한하게 대처해서는 안 된다.
나는 지금 이곳에 앉아 있건만 예로부터 내려온 종지 속에서 나
온 모나 싹을 한 개도 보지 못하였다.이는 한바탕 종통(宗統)을 어
지럽히는 일이며 모두가 달마의 종족을 멸망시키는 무리들이니 옛사
람은 이런 사람을 ‘반야(般若)를 비방하는 사람’이라고 하였다.또한
반드시 참기 어려워야 비로소 이 일을 알아차릴 수 있고,그것은 반
드시 대장부라야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때때로 그저 달려 올라와서 이 늙은이에게 기대어 말이나 찾으려
하지 말아라.이러한 대장부라면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놈이다.너희
들은 좋고 나쁜 것을 알고 있느냐?”
그리고는 마침내 몽둥이로 내쫓으면서 “이 한 떼거리 칠통들아!”
하셨다.
8.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아까운 노릇이다.아까운 일이야!여러 스님들,만약에 아직도
마음에 느낀 바가 없거든 느낄 것이요,아직 알지 못했다면 알아두
는 것이 좋다.
나는 언제고 입이 아프게 여러분들에게 권하지 않은 적이 없다.
자기 일을 아직 밝히지 못했다면 세간에 유포되는 것에 절대로 가까
이 달라붙어서는 안 된다.모름지기 열심히 노력하여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이 있으면 곧 알아차리고,만약에 실제로 알지 못하겠거든
깊이 이 일을 믿어야 한다.주둥이에서 얻지도 말고 낡은 책에서 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