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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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현사록


               “무슨 잠꼬대냐.”


               6.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내가 여기 머무른 지가 이미 8,9년이 지났으나 하루종일 한시

            도 밝은 곳을 떠난 적이 없었으니,이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그대는 들어보았느냐?산중스님(설봉)께서는 ‘사람마다 모두 예
            나 지금이나 옛 거울[古鏡]하나씩을 갖고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대에게 말하노니,이것이 무슨 물건이기에 ‘옛 거울’이라고 부르
            는가?늘 그런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으며,모름지기 일
            삼아야만 하리니 쉽게 생각하지 말라.”
               한 스님이 물었다.

               “하루종일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합니까?”
               “ 이처럼 전도되다니…….”

               “ 전도되지만 않으면 됩니까?”
               “ 그래도 잠꼬대를 하고 있군.”


               7.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대지와 허공이 모두 묘하고 밝은 참마음이니 여러분은 아는

            가?듣지 못하였더냐.산중스님께서 언제나 사람을 보면 불쑥 ‘이
            것이 무엇이냐?’라고 하셨던 것을.
               여러 스님네들이여,반드시 이것은 스스로 하려 해야 되는 것이

            다.그렇게 삼삼오오 모여서 이말 저말을 하면서 한때의 안락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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