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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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현사록
“스님네들이여,산중스님이 ‘여기에 나는 마치 한쪽의 옛 거울
과 같아서 중국사람이 오면 중국사람으로 오랑캐가 오면 오랑캐로
나타난다’라고 하셨는데,나는 지금 그대로 여러분들에게 말하겠
다.이 한쪽의 밝은 거울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언상스님이 나에게
묻기를 ‘홀연히 밝은 거울이 찾아왔을 땐 어떻습니까?’하길래 나
는 그에게 ‘산산조각이 난다’하였는데,여러분은 어떻게 이해하는
가?알았다 해도 그것은 여러분이 본래 참구한 일로서 담담한 경
지일 뿐이다.오래 서 있었으니 몸조심하라.”
9.
설봉스님께서 부(府)로 내려오시자 스님께서 나가 맞이하면서
말씀하셨다.
“평탄하지 않은 길인데 잘 오셨습니다.”
“ 그렇지 그래.”
“ 네,네.”
“ 그대가 아니라면 어려웠을 것이다.”
“ 본래 고향이기 때문이지 제가 잘나서가 아닙니다.”
“ 나는 그대를 알았다.그대는 그들에게 말해야만 하네.”
“ 네,네.그들도 그렇습니다.”
설봉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능도자(稜道者:혜릉)가 영운(靈雲)에게 물었던 것을 아
는가?”
“ 무엇을 물었는지 모릅니다.”
“ 능도자가 ‘무엇이 불법의 요지입니까?’하고 묻자,그는 ‘나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