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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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현사록
“그렇게 하려는가,가거든 그에게 그저 ‘모르겠습니다’라고만
하게.잘 갔다가 일찍 돌아오게나.”
능도자가 산을 내려와 찾아오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내려오셨군.그대가 영운스님에게 불법의 요지를 물었다는
말을 들었는데,그런가?”
“ 그렇습니다.”
“ 그는 그대에게 무어라고 말하던가?”
“ 그는 ‘나귀의 일이 가지도 않아서 말의 일이 왔다’고 했습니
다.”
“ 그대는 알았는가?”
“ 저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그래서 특별히 이렇게 찾아와 스
님의 자비를 청하오니 저를 위해 말씀해 주십시오.”
“ 그대가 능도자인데 무엇을 모른다는 말인가?”
“ 영운스님이 그렇게 말했던 의도가 무엇인지를 모르겠습니다.”
“ 능도자면 그뿐이지 밖에서 찾을 것이 없다.”
“ 스님께서는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제 이름을 모르지
않으실 텐데 스님께서 설명해 주십시오.”
“ 그대는 양절(兩浙)사람이고 나는 복주(福州)사람인데 어째서
모르는가?”
“ 저는 정말로 모르겠습니다.스님께서 설명해 주십시오.”
“ 내가 그대에게 말해 주지 않았던가.”
“ 저는 특별히 찾아와서 스님께 말씀해 주시기를 청하오니 그렇
게 놀려대지 마십시오.”
“ 그대는 북소리를 듣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