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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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上 23


            의 일이 가지도 않아서 말의 일이 왔다[驢事未去馬事到來]’라고 대
            꾸했다.”
               “ 능도자는 알았습니까?”

               “ 그는 몰랐다.”
               “ 스님께서는 왜 그에게 말해 주지 않았습니까?”
               “ 나는 그에게 ‘그건 바로 너다’라고 말해 주었지.”

               “ 그러셨다면 그의 인연이 스님 회하에 있지 않은지도 모르겠습
            니다.그에게 내려오라 하십시오.제가 그에게 말해 주겠습니다.”
               설봉스님은 떠나면서 이윽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여기에 주지살이하면서 부디 잘 보임(保任)하게나.”
               “ 네,스님.”
               “ 자연히 구름이 일어날 걸세.”

               “ 스님께서도 산에 도착하시면 더욱 몸조심하십시오.”
               “ 그러지,그래.”
               설봉스님이 산으로 돌아와서 능도자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현사의 처소에 가서 그대가 영운에게 물었던 것을 들려
            주었더니 현사가 매우 잘 알더군.”
               능도자가 말하였다.
               “현사스님은 무슨 말을 했습니까?”

               “ 그는 ‘그대가 바로 능도자다’라고 했을 뿐이다.”
               “ 스님께서는 어째서 저에게 말씀해 주지 않으셨습니까?”

               “ 조금 전에 그대에게 말해 주지 않았던가.”
               “ 그렇다면 제가 잠시 현사스님 처소로 가서 문안을 드리겠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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