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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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上 21
얻어서는 안 되니 뒤에 사람몸 받기 어려울 날이 있을 것이다.밤
낮으로 열심히 정진하고 도반을 가까이하여 결단을 보아야만 할
것이다.”
8.
스님께서 새로 찾아온 납자를 만난 차에 물으셨다.
“스님은 요즈음 어느 곳을 떠나 왔는가?”
“ 설봉(雪峰)에서 왔습니다.”
“ 설봉스님은 요즈음 어떤 법문으로 학인을 지도하시던가?”
“ 스님께선 요즈음 스님들에게 ‘여기 나는 마치 한쪽의 옛 거울
과 같아서 중국사람이 오면 중국사람으로 오랑캐가 오면 오랑캐로
나타난다’라고 하셨습니다.그때 한 스님이 ‘홀연히 밝은 거울이
찾아왔을 땐 어떻습니까?’하고 물었더니 설봉스님께서는 ‘중국사
람이고 오랑캐고 모두 다 숨는다’라고 하셨습니다.”
스님께서 “나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겠다”라고 하자,그 스님이
물었다.
“제[彦相]가 스님께 묻겠습니다.홀연히 밝은 거울이 찾아왔을
땐 어떻습니까?”
스님께서는 “산산조각이 난다”하더니 다시 말씀하셨다.
“언상스님,산중스님의 말씀이 나의 이 말과 어디가 비슷한가?
이 말을 알겠느냐.”
“ 저는 모르겠습니다.스님의 높은 뜻은 무엇입니까?”
“ 언상스님이라면 또 어떻게 모른다 말하겠는가.”
스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