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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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현사록


               “꼭 스님만 오시라 한지 몰랐습니다.”


               도부(道怤)장로에게 물으셨다.

               “그대는 되돌려올 수 있겠습니까?”
               “ 무엇을 보셨습니까?”
               “ 그런 도리는 아닙니다.”

               그리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도부의 고향일 뿐 본래 바깥의 물건이 아닙니다.”



               하루는 초경스님과 산을 유람하면서 말씀하셨다.
               “저곳은 어떤 점이 이 산의 정취와 닮았는가?”
               “ 그저 그럴 뿐입니다.”

               “ 어떤데?”
               “ 그렇다면 따로 본모습이 있습니까?”
               “ 한 번 정함은 옳지 않네.”

               “ 그것이야말로 옳지 않습니다.”


               초경스님에게 물었다.
               “그대는 평소에 무슨 법을 설하여 학인을 지도하는가?”

               “ 스님께 일이 있으면 말할 뿐입니다.”
               “ 나도 그대를 믿지 않고 있다네.”

               “ 저도 믿음을 받을 만한 게 없습니다.”
               “ 진실이라야 될 것이다.”
               “ 지난번에 스님께 어떤 인연을 물었더니 스님은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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