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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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上 73


            고 했을 뿐입니다.”
               “ 무슨 인연이 있었는가?”
               “ 역시 마찬가지군요.”

               “ 그대는 어째서 나귀의 일과 말의 일을 말하는가?”
               “ 저의 속성(俗姓)은 손가(孫家)입니다.”
               “ 그대는 어째서 나귀니 말이니 하는가?”

               “ 그래도 고향일 뿐인 걸요.”
               “ 알 수 있다 해도 초경(招慶)은 아니지.”
               “ 요컨대 스님은 아닙니다.”

               “ 어떻게 대의(大意)를 설명하는가?”
               “ 이처럼 전도될 수 있다니요.”
               “ 바로 내가 전도되었다네.”

               “ 저도 전도되었습니다.”


               종락(從諾)스님에게 물으셨다.

               “초경은 남당(南堂)을 좋아하지.”
               “ 그렇습니다.”
               “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대신 말씀하시기를 “집채[屋]일 뿐입니다”하시고는 게송을 두

            수 지으셨다.



                 작용하는 곳의 오묘한 이치는 바탕을 바꾸지 않아
                 질문하고 답변함 부사의하여라
                 응현(應現)이 항상 열려 도우(道友)를 밝히니
                 사람마다 자재하려면 희유한 공부를 해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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