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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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현사록


            아(人我)를 결택하고,멍청함을 타파하여 청황적백을 분별하고 시
            비를 가려내며 좋고 나쁜 것과 길고 짧은 것을 알아야 한다.사람
            은 결정코 사람이고 하늘은 결정코 하늘이며 수라는 수라이다.수

            라 가운데서 해탈을 얻으며,나아가 아귀,축생,지옥에 이르기까
            지 제각기 모두 해탈을 얻어 형상에 따라 구분되면서 자유자재하
            다.

               이렇게 밝음은 밝음,어둠은 어둠.나아가 청황적백까지도 낱낱
            이 그러하여 털끝만큼도 뒤섞일 수 없음을 응당 알아야 한다.
               여러 스님네들이여,지금의 이 말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멍청함

            인가,아니면 한결같이 똑같음인가.설명도 끝나고 거론도 끝났는
            가.다시는 한 법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게 하는 법이 없음인가.
            다시 누구더러 설명하게 함인가.

               여러 스님네들이여,어떻게 이론을 체득해 알아야 하겠는가.이
            런 말이 옛 성인에게 부합되겠는가.기연에 응하여 설법하는 것인
            가,승속을 분별하는 것인가.같은 글자는 한 글자도 없다 함인가.

            여러분이 이를 가지고 일삼지 않을 뿐,나는 하루종일 때때로 그
            렇게 하고 때때로 운행하면서 기연에 응해서 상황에 따라 교화한
            다.
               이는 여러분에게 성품바다를 똑같이 설명해 내고 근본을 지적

            해 돌아가게 하려 함인데,응당 자유로워 어디든 통할 수 있을 것
            이다.그러므로 ‘말은 언제나 맞고 이치는 언제나 실답다’라고 하

            였던 것이다.천상 인간과 6도에 왕래하면서 곳곳마다 꿰뚫지 않
            음이 없으니 응당 그래야만 비로소 말할 수 있을 것이다.‘달마가
            서쪽에서 와서 직접 심인(心印)법문을 전하여 부처와 중생이 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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