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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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현사록


               “그럴 뿐입니다.”


               설봉스님에게 물으셨다.

               “주장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한 자루 주십시오.”
               “ 나에겐 세 자루가 있으니 한 자루만 가져가게.”
               “ 사람마다 하나뿐인데 스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세 개나 쓰십니

            까?”
               “ 세 개 다 쓴다네.”
               “ 옳기는 옳습니다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 그대는 어떤가?”
               “ 셋이기도 하고 하나이기도 합니다.”



               전선객(展禪客)에게 물으셨다.
               “청원에선 좋은 도구가 나온다고 들었는데,그런가?”
               “ 스님께선 무슨 물건이 필요하십니까?”

               “ 기연에 응하지 않는다.”
               “ 스님은 어떤데요?”
               “ 스스로 누리는 경계[自受用]를 말할 뿐이다.”



               안원주(晏院主:鼓山神晏)에게 물으셨다.
               “이것은 어디 부채인가?”

               “ 청원지방의 부채입니다.”
               “ 원주는 어째서 선(禪)공부를 하지 않고 이렇게 헛디디고 다니
            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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