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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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태고록
다만 원하노니 천자께서는 만만세 누리시고
만만세 누리시되 언제나 만만세 즐거우소서.
그제야 내게도 아무 걱정 없으리니
바위 언덕,굽이치는 시내에서 쓸쓸함을 즐기리라
바위 구석의 조그만 암자는 능히 내 몸 감싸나니
흰구름에 모두 맡겨 서로 의탁하노라.
그대는 이 태고 노승의 노래 한 곡 듣지 않으려는가
이 곡조 속에는 무궁한 즐거움이 들어 있나니
스스로 즐기며 스스로 부르는 노래 무엇 하리오
천명을 알고 즐김이 무위(無爲)의 즐거움일세.
혼자서 멋대로 노래하며 스스로 즐기는데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나도 모르네
그 속에 있는 뜻을 그대는 알겠는가
사람들이 날마다 써도 더듬어 보기 어렵구나.
도연명(陶淵明)은 술에 취하면 줄 없는 거문고를 희롱했고
보화(普化)*는 장터에서 요령 흔들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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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화(普化):중국 보화종(普化宗)의 개조.반산 보적(盤山寶積)의 교화를 받고
깊이 깨달았다.성품이 기이하여 북지(北地)로 다니면서 요령(搖鈴)을 흔들며
“명두래야타 암두래야타(明頭來也打 暗頭來也打)”라 하고,또 여러 곳으로 다
니면서 사람을 만나면 요령을 그의 귀에 대고 흔들다가 그가 돌아오면,손을
내밀며 “한 푼 주시오”하였다.한때 임제원(臨齊院)에 가서 머무르며 교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