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P. 121
태고록 下 121
여여(如如)한 그 바탕은 고금이 없다
활활 타는 겁화(劫火)도 그것은 불사르지 못하나니
그 뿔은 마치 꽃다운 풀을 틔우는 빗발 같구나.
어둔하고 뒤뚱대는 이 소걸음을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이 세상에 아무도 그를 끌고 가지 못한다
가엾다,소 치는 이는 고삐를 놓쳤거니
어떻게 할 수 없은 지 이미 오래되었다.
나는 지금 소 치는 이에게 권하노니
갈 때는 빨리 타고 뼈가 저리도록 채찍질하라
뼈가 저리도록 땀내고 피를 내면
가주(嘉州)의 큰 석상(石像)*이 와서 구원을 청하리라.
21)
구원할 수 없어도 어찌할 수 없는데
한산(寒山)은 손뼉치며 크게 웃나니
그때 부디 종사를 찾아보면
고삐를 끊고 한가히 태평가를 부르리.
*가주(嘉州)의 큰 석상(石像):당(唐)나라 현종(玄宗)황제 때,사문(沙門)해통
(海通)이 가주의 대강(大江)에 높이 18장(丈)되는 미륵불의 석상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