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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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태고록


                 혜암(慧菴)---송광총장로(松廣聰長老)



               먼 바람은 그윽한 솔숲에 불고
               서늘한 달은 맑은 허공에 비치는데
               난간도 없고 문도 없나니

               푸른 산은 고요하고,흰구름은 분명하네
               복판은 비어서 고적한데
               바깥 경계도 여여(如如)하여라.



               그때의 보안(普眼)은 찾을 곳 없고
               흰구름 무더기 속에 띠풀 초막뿐

               꽃다운 풀,떨어지는 꽃에 봄비는 내리는데
               자고새 소리 멎고 대숲만 쓸쓸하다

               남방을 찾는 동자는 어디로 갔나
               티끌티끌이 모두 그가 사는 곳이다.



               겹겹이 다함없는 화장세계의 바다
               그것은 모두 이 암자 안에 있는데

               그 속에 있는 미묘한 이치는
               본래 알음알이를 용납하지는 않는다.



               주인 가운데 주인은 그저 이와 같아서
               언제고 암자 문 밖을 나가지 않나니
               초연하여 거짓도 없고 사사로움도 없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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