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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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태고록
“이것은 왕궁에서 내리신 공적(公的)인 물건인데,사는 공을 따
르지 못하므로 공을 먼저하고 사를 뒤에 한다.”
곧 금란가사를 입으시고는 한 자락을 들고 대중에게 말씀하셨
다.
“이것을 보는가.내가 기쁘게 받아 머리에 받들고 입을 뿐만
아니라 티끌같이 모래같이 많은 부처와 조사를 몽땅 감싸 버리리
라.”
악!하고 할을 한 번 하고는 전해 받은 가사를 들고 말씀하셨
다.
“대중은 이것을 분명히 아는가.이것은 하무산에서 전해 온 나
쁜 물건이다.”
곧 팔에 걸치고 법좌를 가리키면서 “비로봉 꼭대기에 한 길이
매우 분명하구나.대중은 그 길을 보는가”하시고,법좌의 계단[胡
梯]에 오르면서 “하나,둘,셋,넷,다섯”하셨다.
법좌에 올라가 향을 피우고는 말씀하셨다.
“이 향은 가고 옴이 없지마는 그윽히 3세에 통하고,안도 바깥
도 아니면서 시방에 두루 사무치도다.받들어 축원하오니,세상의
주인이신 대원나라 황제,거룩한 수명이 만세,만세,만만세를 누
리시고,바라옵건대 금륜(金輪:善政)으로 3천 세계를 다스리시며,
옥엽(玉葉:임금의 자손)은 억만 봄에 꽃다우소서.”
다음에 또 향을 피우고는 말씀하셨다.
“이 향은 맑고도 깨끗하여 온갖 덕을 머금었고 고요하고도 편
안하여 온갖 재앙을 누르도다.삼가 축원하오니,3궁(三宮)의 황후
께서 모두 편안하시고,그 수명이 하늘과 같아 용자(龍子)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