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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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록 上 27
“좋은 사자가 여우의 울음을 우는구나.”
“ 여래의 몸은 범왕(梵王)의 몸이 되기도 하고 제왕의 몸이 되기
도 하는데,지금 황제의 몸은 어떤 부처가 나타낸 몸입니까?”
“ 위음왕불(威音王佛:空劫 때에 맨 처음 성불한 부처님)이니라.”
“ 그래도 그것은 제2구(第二句)입니다.무엇이 제1구입니까?”
스님께서는 악!하고 할을 하셨다.
한 스님이 또 물었다.
“옛날의 영산회상과 오늘의 영녕선사는 같습니까,다릅니까?”
“ 그대가 보기에는 같으냐,다르냐.”
“ 지금 황제는 정치하는 여가에 선의 종지에 마음을 두어 바른
법을 드날리시니 불법문중의 의지처입니다.스님께서는 어떤 법으
로 황은(皇恩)에 보답하시렵니까?”
“ 새겨진 바 없는 도장을 자재하게 활용해서 우리 황제의 억만
년 수명을 축원하리라.”
“ 이 절의 공덕주이신 원사 상공(院使相公)과 여러 관리와 재상
들이 불법을 공경하고 존중하여 이런 훌륭한 인연을 지었으니,어
떤 상서(祥瑞)가 있겠습니까?”
“ 기린과 봉황은 상서를 바치고,거북과 용은 대도(大都)에 내리
리라.”
또 한 스님이 나와 물으려 하자 스님께서는 불자(拂子)로 그를
막고 말씀하셨다.
“문답은 그만두어라.비록 백천억 아승지의 부처님네가 한꺼번
에 나와 제각기 걸림 없는 장광설을 내되,그 혀마다 다함이 없는
말의 바다를 내고 그 말마다 다함이 없는 말재주를 갖추어 한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