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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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록 上 29
것은 중하근기를 자상하게 위함이다.어찌 굽은 나무평상 위에서
귀신의 눈동자를 굴리겠는가’하였다.이것도 변변찮은 말이기는
하나 그래도 좀 낫다.내가 이렇게 들어 보이는 것은 마치 꿈이
없는 한낮에 꿈을 말하고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과 같으니 낱
낱이 점검해 보면 이 주장자를 맞아야 할 것이다.지금 매서운 솜
씨를 가진 이가 없는가.있다면 갚을 수 없는 은혜를 갚고 무위의
교화를 도울 것이며,만일 없다면 이 명령을 빨리 받아 시행하라.”
그리고는 주장자를 들어 법상을 한 번 내리치고 “천하가 태평
하리라”하신 뒤에 또 한 번 내리치고 “부처의 해가 거듭 빛난다”
하고는 거푸 두 번 내리치고 악!하고 할을 한 번 하셨다.*
2)
그리고 다시 보수(保壽)스님이 개당할 때의 이야기를 들어 말
씀하셨다.
“삼성(三聖)스님이 한 스님을 밀어내자 보수스님이 때렸다.삼
성스님이 말하기를,‘그렇게 사람을 위한다면 진주성(鎭州城)사람
들을 다 눈멀게 할 것이오’하니 보수스님은 방장실로 돌아갔다.
이 두 큰스님 중에 한 사람은 사갈라(沙羯羅:인도의 지명.혹은
용왕의 이름)의 큰 용왕이 수미산을 뒤흔들어 금시조의 알을 취하
는 것과 같고,한 사람은 금시조왕이 큰 바다를 쪼개고 용왕의 아
들을 취하는 것과 같다.각기 신통을 다 드러내어 죽이고 살리는
기틀과 손[賓]과 주인의 예를 갖추고,주먹과 발이 서로 응하고 음
정과 박자가 서로 맞아 큰 길거리로 나가 음식값을 계산하면서
일체에 보시하되 털끝만큼도 빠뜨림이 없다.좋기는 좋고 묘하기
는 묘하지마는 낱낱이 조사해 본다면 거기는 아직도 결함이 있는
*인사한 말은 적지 않는다.【원문 주】